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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라틴어 잡담

세계 속의 한글을 위하여

by 임메르시오 2020. 12. 9.

세계 속의 한글을 위하여, 한국어가 아니라...

"한글 자모 표현에 자유를 허하라"

 

외국어를 한글로 표현할 때, 꼬르떾스(cortex, 껍질). 프룪뚜스(fructus, 열매) 등에서는 경음이 받침으로 입력이 되는데, 귀ㅃ숨(Gypsum, 석고)에서는 안된다. 그 많은 한자도 코드할당이 되는 유니코드 시대에 입력이 안되는 한글표현이 많다. 한글의 경음에 대한 박대가 심각할 정도이다. 경음에 대한 경시는 키보드 입력에서도 나타난다. Shift키를 누른 상태에서 입력해야 한다. 그뿐만 아니라 '현지음'을 중시한다는 맞춤법에서, 현지음이 경음이라도 격음으로 표현하도록 되어있다. 

 

통일적이고 편리한 언어생활을 위하여 한글 맞춤법의 존재는 인정한다할지라도, 한글 표현까지 제한해서는 안된다. 이는 한글의 발전에 제한을 가하는 것이다.


베트남이 한문을 버리고 라틴문자를 자신들의 언어를 표현하는 수단으로 바꿀 때, 한글자모에 대해서는 고려해 봤을지 궁금하다. 일본은 자신들의 언어를 가나가 섞인 한문으로 표현하고 있는데, 언젠가 한글자모를 채택하여 사용할 날이 오지는 않겠지만서도...

유럽인들의 정신적 문화적 고향인 그리스조차 자신들의 조상들이 사용하던 선문자를 버리고, 페니키아 문자를 받아들여 자신들의 문자로 발전시켰다. 더 나아가 아테네인들은 자신들의 아티케 알파벳을 버리고 이오니아 방언(터키 서안의 고대 그리스)의 알파벳을 받아들였다고 한다.

영국이나 독인인들도 자신들의 언어는 유지한채 표현수단으로는 라틴문자를 받아들였다. 페르시아 등도 언어는 유지한채 아랍문자를 받아들였고(아마도), 러시아 주변의 일부 국가들도 끼릴 문자를 자신들의 언어표현의 수단으로 받아들였다고 한다. 이들 중 일부는 끼릴문자를 버리고 다시 라틴문자로 바꾸는 곳도 있다고 읽은 적이 있다.

그런데 한글은 동티모르 빼고는 언어표현의 수단으로 받아들였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다. 한글이 정말 우수한 문자체계? 이는 언어측면에서만 평가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니 잠시 미루고, 왜 태생부터 자유로운 한글표기를 제한하는 현상에 모두를 침묵하는 느낌이 들까? 한국어에 맞는 맞춤법 체계를, 한글자모 또는 자유로운 한글표현에 강요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한글자모가 다른 언어에도 잘 맞을 수 있다. 유니코드 시대에, 간체와 번체를 포함한 그 많은 한자들에도 코드할당이 가능한 이 시대에...

라틴문자가 로마인들만의 것이 아니듯, 한글은 한국인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인류의 유산이 되어야 한다. 

소리표기 또는 발음표기에 유리하다면, 아래아나 순경음비읍 등도 되살리는 것이 좋겠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한국어에서는 더 이상 쓰이지 않지만, 다른 언어를 표기할 때는 쓸모가 있을 수 있다.

 

브리트니 스피어스 '신흥호남향우회'글자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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