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틴어 성경에 대하여
1) 고전 라틴어 성경과 불가타 라틴어 성경
고전 라틴어(Classical latin BC 1세기~AD 5세기)는 기원전 80년부터 기원후 14년 사이 약 100년 동안에 최고의 발전단계에 이르며, 그 전형적 형태를 갖추게 된다. 일반적으로 이 시기를 라틴문학의 황금기라고 한다.
그런데 고전 라틴어의 절정기인 1세기에 바로 통속 라틴어(불가타 라틴어)가 형성되기 시작하여 4세기 이후에는 적어도 구어에서는 로마제국의 언어로 통일되었다고 한다.
주피터 등 로마의 여러 신을 믿던 콘스탄티누스 황제는 312년 기독교로 개종한 뒤, 313년 리키니우스황제와 함께 기독교를 공인한다. 그리고 서기 380년 테오도시우스 1세 황제가 테살로니카 칙령을 통해 기독교를 로마제국의 국교로 삼는다.
라틴어 성경은 기원후 2세기 중엽에 구약 성서가 북아프리카와 갈리아(Gaul)지방에 유포된 흔적이 있고, 3세기 초에는 로마에도 유포된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고 한다.
성 히에로니무스(성 예로니모, 영어로는 성 제롬)가 불가타 라틴어로 다시 성경을 번역한 기간은 서기 391년부터 406년 사이이다. 그런데 이 불가타 성경(versio vulgata)의 집필을 허용한 로마 가톨릭 교회는 오랜 기간 동안 이를 공식적으로 채택하지 않았다. 476년 서로마 제국이 멸망하고 나서도 1000년 이상 지난 1546년 트리엔트 공의회에서 처음으로 불가타 성경 출간을 위한 위원회를 공식적으로 출범시켰다. 트리엔트 공의회는 그즈음에 출현한 개신교(프로테스탄티즘)의 종교개혁 요구에 대응하여 가톨릭 신양교리의 명확한 한계를 정립하기 위해서 개최된 것이라고 한다. 실제로 공인된 불가타 라틴어 성경이 최초로 출간된 것은 그로부터 수십년이 지난 1590년이다.
위 사실을 보면, 서기 200~300년경부터 1590년까지 약 1300여년 이상이라는 오랜 기간 동안, 로마 가톨릭 교회를 비롯한 서유럽의 교회에서는 고전 라틴어판 성경을 사용했음을 알 수 있다. 16세기에 들어서야 불가타 성경을 공인한 것은, 대중들이 광범위하게 사용하는 현실을 가톨릭 교회가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종교단체는 기존의 전통을 고수하는 경향이 있다.
공인된 불가타 성경의 역사는 현재 기준으로 500여년 정도임에 비해, 고전 라틴어 성경의 역사는 1300년이 넘는다. 이 정도의 역사를 지녔다면 복원할 만한 가치가 있지 않을까? 기독교 공인 이후 가장 오래도록 교회와 함께 했던 성경 중의 하나가 고전 라틴어 성경이라면, 그 나름의 가치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그 고전 라틴어 성경이 어떤 모습인지 일반인이 전모를 접하기는 쉽지가 않다.
2) 불가타 라틴어 성경의 간략한 역사
로마 가톨릭교회는 성 히에로니무스(Jerome)의 불가타 성경을 1000년 이상 공식적으로 채택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후 로마 가톨릭에서 공식적으로 발간하는 불가타 라틴어 성경의 토대가 된다.
로마 가톨릭에서 사상 최초로 불가타 성경을 공식적으로 발간한 것은 1590년이다. 교황 식스투스 5세(Pope Sixtus V) 때 출간된 판본이어서 식수투스 불가타 버전(Vulgata Sixtina, Sixtine Vulgate or Sistine Vulgate)이라고 한다. 이 버전은 단명하였다.
2번째 공식 불가타 라틴어 버전은 1592년 교황 클레멘스 8세(Pope Clement VIII) 때 출간된 클레멘스 불가타 라틴어 버전(Sixto-Clementine Vulgate, 또는 Clementine Vulgate Bible)이다. 거의 400여년간 사용되었다.
3번쩨 공식적인 불가타 성경은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Pope John Paul II) 때인 1979년에 발간된 신불가타 버전(Nova Vugata, New Vulgate)이며 1982년 제2판을 발간하여 현재까지 사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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